소백산_민봉능선(을전-벌바위골갈림길-민봉능선-민봉-늦은맥이-벌바위골-을전)

- 산부리.. 2007. 8. 14(화)

- 올 여름은 비와 함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 예보.. 산악회에서 취소 문자가 날라온다.. 문디.. 그러면 내일 뭐 하지..? 궁리하던 차에 임총무님의 전화가 온다. 비 예보와 상관없이 산행을 한단다.. 그리고 부산동백에서 찬조음식을 준비해서 가야된단다.. 음.. 알았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비와 인연이 많다..

 

새벽 5시경.. 장대같은 비가 내린다.. 그냥 자뿌까.. 나중에 전화해서 늦잠잤다고 핑게대고.. 6시경 비가 그쳤다.. 에라이.. 가자.. 집에 있으면 뭐하노..

 

08:00 동래 출발..

예보와는 달리.. 날씨가 괜찮은 편이다. 잠깐씩 햇살이 비추기도 한다.. 와.. 멋진 산행이 되겠구먼..

 

단양나들목을 통과하고부터 날씨가 심상찮더니만..

 

11:52 을전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그것도 제법 세게.. 지라르.. 그래도 산행은 해야지.. 우의 갖춰 입고.. 출발..

 

11:53 비로봉식당 갈림길. 산악회는 오른쪽 명기리골로.. 명기리골은 지난번에 내려왔었던 코스여서..

 

나는 일단 벌바위골로 간다.. 가다가 어의계곡의 길이 보이면 올라서고.. 아니면 민봉능선길 찾아보고.. 그것도 안 보이면 벌바위골로 올라서서.. 능선상에서 어의계곡으로 내려오리라 마음을 잡는다..

 

이후 비 땜시.. 사진도 못 찍고.. 기록도 못하고.. 순전히 기억에 의존해서 적는다..

 

혼자 가는 길이 두렵지는 않지만.. 혹시 늦게 하산해서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때 박낙병대장님과.. 부산동백산악회 황총무와 박천길씨.. 그리고 김작가라고 부르는 세 사람의 더덕채취팀을 만나서 합류한다. 마음이 한결 놓인다..

 

10분정도 시멘트 포장길을 갔을까.. 예전의 매표소가 나타나고.. 매표소 뒤쪽으로 어의계곡으로 가는 길인 듯한 출입금지 팻말이 보인다.. 하지만 계곡물길이 워낙 거세서.. 넘지를 못하겠다.. 조금 더 진행을 하니.. 누군가 한 사람이 물길이 조금 약한 곳을 골라서 건너고 있다.. 누구지.. 우리 일행이 아닌가?.. 나중에 알고보니.. 최유화씨였다.

 

이곳을 지나서.. 조금 더 가니.. 벌바위 팻말이 보인다. 팻말의 왼쪽은 임도같은 넓은 길이 이어지고.. 황총무왈. 임도로 가야 민봉능선으로 간단다.. 반신반의.. 일단 따라간다... 넓은 공터와 집. 출입금지 팻말이 보이고.. 상수원보호팻말도 보인다. 출입금지 팻말을 보니..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박낙병대장님은.. 벌바위골로 조금 가다가.. 왼쪽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고 하신다. 겨울에 올라가다가 길이 희미해지는 바람에.. 그만 둔 적이 있다면서.. 믿는 수 밖에.. 일단은 뚜렷한 길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길이 희미해지고.. 희미한 길이 이리저리 흩어지고.. 더덕팀은 더덕캐러 없어지고.. 박낙병대장님과 헤어지고.. 대략난감... <맨발샘>이 저절로 생각난다..

 

좋다.. 어차피 혼자 가기로 마음먹었던 바.. 일단 고도를 높여서 능선에 붙자는 마음으로.. 나침반 방향을 보고.. 갈만한 곳을 골라서 가파르게 치올린다.. 그러다가 토끼길을 만나면 따라가다가.. 헛탕.. 다시 고도를 높이고.. 1시간 정도 지나서.. 능선에 붙었다. 기대하던 길이 보인다.. 비는 소강상태..

 

하지만.. 이 길도 뚜렷하지는 않다. 능선을 고수했다가는 큰 바위를 만나고.. 다시 우회길을 찾아야 하고.. 1시간 정도 진행을 하다가.. 박낙병대장님을 만난다.. 아이고 반가워라..

박대장님은 더덕팀을 따라서 더덕공부를 하다가.. 포기하고.. 능선으로 붙은 모양이다..

 

이후.. 뚜렷한 능선길 만나기까지 다시 한 시간을 희미한 능선과 바위와 씨름을 한다..

 

넓은 민봉에 도착하니.. 15:45 ... 늦었다..

 

늦은맥이재까지.. 숏나게.. 간다.. 16:15 .. 가는 중간에 오른쪽 <등산로아님> 샛길 발견.

 

을전/5km 이정표.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앞서 간 산부리팀의 흔적이 뚜렷하다. 진흙 내리막길.. 엄청 미끄럽다.. 10분여 지나니.. 계곡 특유의 바위길이 나타나고 걷기가 수월해진다. 빨리 갔으면 좋겠는데.. 박대장님의 발걸음은 느긋하기만 하다.. 능선에서는 굉장히 빠르시더만.. 내리막에서는 조심을 하시는 것일까..?

 

30여분(?) 내려서니.. 국망봉으로 올라서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팻말에 누군가 매직펜으로 써 놓았다.. 그리고 조금 더 가서.. 후미를 잡았다.. 장부회장님과 여자 두 분.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이어지는 하산길은 물이 넘친 계곡을 몇 번 건너야 된다. 임총무님과 표대장님이 후미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안전하게 건넌다.. 50분 정도 기다렸단다..

 

카메라 작동. 한 컷.. 다시 작동 불능.. 왜 이렇지.. 젠장.. 오늘 사진 세 장 찍고.. 땡이다..

 

을전 주차장까지 약 1시간 30분 걸린다..

 

부산동백에서 찬조한 음식. 맥주 소주 막걸리 돼지고기 콩국수.. 배터지게 먹고.. 부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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