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숙모님의 성씨도 오늘 처음 알았다..  늘 인자한 모습으로 맞이해 주시고.. 그냥 '숙모예' 하고 부르면 그 뿐이었다.. 

 

활짝 웃으시는 모습. 언제 찍은 사진일까..? 최근에 중국에 나들이 갔을 때의 모습이란다..

 

2007. 11. 24(토) 무릎 수술 후.. 퇴원을 하루 이틀 앞두고.. 화장실 다녀오시다가 넘어지셔서.. 사인 심장마비.

 

너무나 급작스럽게.. 바쁜 곳도 아닐텐데.. 믿어지지 않는다.. 좋은 곳. 편한 곳에 가셨을테지요..

 

<명절>

어릴 때, 큰집이랍시고 청도에 성묘를 가면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항상 들러는 집. 5촌 당숙집. 큰집보다 오히려 정이 더 가는 집. 숙모께서는 늘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배고프다면서 손을 잡아 끌면서 부리나케 상을 보시고.. 좋은 음식은 아낌없이 내주시던.. 그때는 촌수가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다. 그냥 아버지 친척쯤으로 알았고.. 아버지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던 친척이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다.. 어쨌든 점심먹고 나갈 때면.. 슬며시 손에 용돈까지 집어주시곤 하던.. 어렸지만 참 따뜻한 돈이었다고 기억된다..

점심은 큰집에서 먹어야 되는데.. 당숙집에 선수를 빼앗기고.. 큰집에는 그냥 인사만 하고 부리나케 부산으로 내려오기 십상이었지..  최근까지도 그랬었다.

 

<5일장>

3일장으로는 섭섭하셨던지.. 요즘 보기 드물게 5일장으로 치른단다. 사흘째 되는 날 찾아본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 특1실에는 끊임없이 문상객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물론 당숙께서 청도 화양의 유지여서 그런 면도 있겠지만.. 숙모님의 인격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 홀로 남으신 당숙의 얼굴이 말이 아니다.. 벌써 며칠은 못 주무신 듯.. 눈이 쏙 들어갔고.. 어깨는 꾸부정.. 오래 쳐다볼 수가 없다.. 집에 가니.. 숙모님이 서 있어서 깜짝 놀라셨단다..

 

숙모님 돌아가시고.. 이제는 혼자 밥을 끓여드셔야 될 판이다. 자식 다섯이 우째 잘 보살피겠지만.. 마나님보다야 잘 하겠나.. 그것도 모두들 객지에 있으니.. 어이구 기막혀라.. 

 

아버지 제사가 낼모레여서.. 상가집에는 가면 안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그럴수 있나. 얼굴이라도 뵈야지..

 

숙모없는 청도가 이제는 좀 더 멀어지겠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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