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녀석 군대간다.
2학년 마치고 방학내내 실컷 놀면서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서 아침 겸 점심 먹고 나가면 밤 12시가 넘어야 들어오는 생활을 반복했었다.
그래도 집안 일 돕는답시고 청소기 돌리고 지하수 떠놓고 하는 짓이 이뻤는데...
입대하기 전날까지 긴장하는 모습 감추느라, 날짜 카운터다운하는 장난스런 행동 보여줘서 고맙다.
입영버스.
벡스코 앞에서 탑승.
부산시내 한 바퀴 돌면서
사람들 태우더니만
어쩐 일로 경부고속도로로 올라선다.
아하~ 대구에서 8명 탑승, 45인승 만땅된다.
논산까지 버스 분위기 완전 조용하다.
버스기사만 나불댄다.
입영부터 자대 배치까지
마치 군관계자인양..
입영물품판매소.
버스기사와 내통이 있는 듯..
한참을 머물다 간다.
식당도 마찬가지 정해놓은 식당 앞에 주차한다.
집에서 준비한 밥은 어디서 먹을까 생각 중에 무료 쉼터 발견.
새끼는 식욕이 없는지 먹는둥 마는둥.
마눌하고 나는 아구아구..
남들 보면 우습겠다..ㅎ
집합시간 다되어서 연병장으로 뛰어가는 모습.
깊은 포옹 한 번 못한게 후회된다.
입대식 끝나고 부모님과의 작별을 끝내고 코너를 돌아서 가는 모습.
그 모습 쫓아서 같이 뛰었다.
순간 눈이 마주쳤다.
그 많은 얼굴 중에 우째 찾았을꼬..
가슴 한 쪽이 서늘해지면서 눈물이 핑 돈다.
경우야~ 이름 한 번 불러줄걸..
아니 잘난 부모 만났으면 이 짓 안해도 될 터인데..
미안하다..!
괜한 자책감이 밀려온다.
아들아..!!
군대 가고 싶어도 못가는 사람도 있으니
체력단련한다 생각하고
훈련 열심히 받거라.
엄마랑 누나랑 면회가서 보자꾸나.
그때 찐한 포옹 한 번 하자꾸나.
2015. 2. 23(월) 황사 덮친 날.
내일 입대. 오늘에사 머리를 삭발하고 들어온다.. 녀석 쑥스러운 듯...
엄마 앞에서 온갖 재롱 피우는구나..
다음 날. 벡스코 앞. 예약해 둔 입영버스 안. 푹 자라..
논산 나들목을 내려서자마자.. 논산훈련소를 불과 3분여 남기고 어느 휴게소에 차를 세운다.
입영준비물 장사꾼과 모종의 거래가 있는 듯...
무료 쉼터 발견!! 입영심사대 바로 옆에 있다.
준비해 간 음식.
내부 모습.
시간 다 되어 간다..
자.. 한 컷 하자.
짜식.. 기분이 어떨까..?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다. 너무 걱정말거라..
이녀석들이.. 언제적껀데...
저.. 뒷 모습.
늦은 녀석들...
잠시 후.. 군악대 입장.
연대장님께...
부모님들한테 눈 마주치고... 퇴장한다.
우리 아들 녀석은 어디에 있나...?
씨바 안보인다..
1700명이라는데.. 어떻게 찾나..
일단 땡겨서 찍어놓자.. 옳커니.. 저기 있다.. 뒤돌아 보는 녀석.. 빙 돌아서 퇴장하는 줄을 따라서 같이 뛰었다...
찾았다...!! 녀석도 나를 발견했나보다... 웃는다. 이름이라도 크게 불러줄걸...
잘 갔다 오너라...
이제는 멀리 사라졌다....
그래도 땡겨보자.. 혹시나 모습이 잡힐려나.... 마눌 말로는 저 노란색 옆에 있었다는데.. 못 찾겠다.. 빨간색 튀는 옷을 입혔으면 금방 찾을텐데... 별게 다 후회되네..
벌써 군기 잡나.. 시벌넘들아~ 살살해라..
경우야~~!! 훈련 열심히 받거라..... 수료식 하는 날 다시 오마.. 그때 진한 포옹 한 번 하자꾸나...
군대 보내는 것도 이렇게 가슴 먹먹한데... 눈 앞에서 물속으로 사라진 애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억장이 무너졌을꼬.... 반드시 진실을 밝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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