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_선유폭포(선유폭포-정령치갈림길..)

- 지리사랑.. 2007. 4. 21(일)

- 저승사자 만난 날..

 

08:00 서면 영광도서 출발..

 

<징크스>

서면역에서 내려서.. 늘 영광도서로 올라서는 게이트를 못 찾아 알바를 했다.. 이상타.. 무슨 징조일까?..

 

10:57 선유폭포 도착. 

 

정령치 올라가는 도로에 붙어있어서 찾기 쉽다..

 

선유폭포 간판옆에 있는 입산통제 플래카드.

 

선유폭포.

 

11:01 증명사진 찍고.. 예쁜 길 따라서 출발..

 

11:05 마른 계곡 건너서..

 

11:07 정겨운 산죽길..

 

또 다시 계곡을 이리저리 건넌다..

 

고로쇠는 끝났지 싶은데..

 

11:17 돌너덜길..

 

산죽사이로 어느새 길이 희미해 진다..

 

길을 놓쳤나?.. 그렇게 뚜렷하던 길이.. 안 보이다니..

 

가장 뚜렷해 보이는 길만 따른다..

 

어느새 길은 잃었나보다..

 

저-기 주능선이 보인다..  

 

12:11 주능선. 저 바위 뒤로 올라섰다. 오늘 코스 우습게 봤는데.. 역시 지리산이야..

 

정령치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원하다.. 그너머 고리봉.. 왼쪽으로 대간길.. 꿈결같은 능선이다.

 

더욱 전망좋은 곳은 먼저 간 박창수선배가 조망을 즐기고 있다.. 가깝게 뾰족한 만복대가 보인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만복대에는 웬 사람 몇이 겁도 없이 서성거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직은 산불방지 입산통제 기간이기 때문에 위험한데.. 뭘 모르는 사람들이구먼.. 쯔쯔..

 

전망 구경하면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있는데.. 절대로 만나서는 안되는 사람. 저승사자 셋이서 습격을 했다.. 그러고보니.. 만복대에서 서성거리던 사람들이 이들이었던 모양이다.. 젠장.. 꼼짝없이 잡혔네..

 

저승사자. 식사중에는 아무런 모션을 취하지 않는다. '식사중에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속설을 잘 알고 있는 듯.. 우리도 조용히 식사를 한다.. 그런데 뒤를 보니. 박창수선배. 도망갈 준비를 한다. 이런 간 큰 양반. 그렇다면.. 나도 준비를 해야지.. 저승사자 먼 눈 팔 때.. 살짝 뒤로.. 살금살금.. 후다닥..

 

정령치 방향으로 가다가.. 오른쪽 골짝으로 다다다다다.. 아이고 숨차라.. 좀 쉬었다 갑시다.. 안된단다.. 좀 더 가다가.. 안심할 만한 곳까지 와서.. 한 숨 돌리고.. 이제는 어떡하나?..

에이.. 만복대 동릉으로 일단 올라섭시다.. 그럽시다..  길도 없고 산죽과 잡목이지만.. 그런대로 올라설 만하다.

 

동릉으로 올라서서.. 정령치 도로로 내려선다. 그리고 산악회버스에 연락을 하니.. 버스에도 난리가 났단다. 공단직원이 수색을 해서.. 산행지도를 압수하고는..  오늘 코스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듯 하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무조건 꼼짝없이 잡혀야 될 운명이었던 것이다.

 

젠장.. 산행할 기분이 안난다. 오늘은 산행을 이만 접자. 일단 정령치로 올라가자.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웬 승용차 태워줄 듯이 세운다. 웬 여자.. 고맙게도.. 일단 타자..

 

알고 보니.. 지리99골의 '담아'님. 메일을 통해서 알았지만.. 광주에서 선생을 하고 있는.. 맹렬 여성 지리산꾼.

정령치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적발된 7명이 만복대에서 내려오고 있다. 이 장면을 정령치 직원이 또 촬영을 하고서는.. 1인당 벌금을 적용하겠다고.. 옥신각신..

 

이 광경을 보고.. 박선배와 나는.. 도망간 우리 때문에 시비가 붙은 줄 알고.. 죄책감에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애만 태우다가.. 마지막 합류지점인.. 선유폭포로 걸어가기로 한다.

 

언제 정령치 도로를 걸어보겠노?.. 슬슬 걸어가다가 보니.. 도로를 횡단하는 능선에 길이 보인다.. 슬슬 산욕심이 난다. 박선배와 둘이서.. 산길로 들어서 보니.. 아하.. 보석같은 길이 열린다.. <만복대>님의 시그널도 걸린 것을 보니.. 산꾼들이 더러 다녔던 모양이다.

 

선유폭포에 도착해서.. 한 명이 대표로 물은 벌금. 모두 나누어서 내기로 한다. 5만원씩. 회장님 10만원. 여자는 면제. 그 대신 여자들이 간단하게 막걸리와 맥주 쏘기로..

 

지리산. 그 동안 제법 드나들었지만.. 벌금낸 것은 처음이다. 그 동안의 세금으로는 좀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오늘 벌금이 억울하다는 마음은 없다.

 

지리산. 앞으로도 계속 가야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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