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_폭포수골-토끼봉북릉(반선-뱀사골-유유교-폭포수골-반야비트(박영발비트)-삼도봉-토끼봉북릉-간장소-반선)
- 지리사랑.. <터>+<박창수선배> 2007. 10. 3(수)
- 역시 대 지리산..
<지리99에서 빌림. 갈대님 작>
내일부터 막내녀석 중간고사. 첫 날 과목에 수학이 걸렸다. 오늘 하루쯤 집에서 막내 공부하는 것 좀 보면 안되냐는 마눌의 걱정섞인 말에 굉장한 압박감이 밀려온다. 그동안 내가 수학을 좀 봐 줬었는데.. 하필이면 첫 날에 걸리고 지라르.. 고민고민(?)하다가 산에 가기로 한다. 산에 반쯤 미친 넘이 별 수 있나..
08:00 영광도서 출발.. 만땅.. 회장님 입이 귀에 걸렸네..
<박창수선배> 30분 정도 지각.. 울산에서 모임하다가 새벽에 탈출했단다..
반선에서 하차하기 전.. 회장님께 좀 늦을지 모르겠다고 하니.. 저녁 7시가 넘으면 무조건 버스를 출발기키겠단다.. 정색을 하고 말을 하는 것이.. 장난이 아닌 듯이 보인다.. 그래도 설마 떼놓고 가겠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섭섭하고 얄미운 생각까지 든다. 허구헌날 가장 늦게 하산하는 사람은 회장님 본인이면서..
11:29 반선에서 하차.. <터> <박창수선배> <나>.. 그리고 한 사람.. 이 사람은 왜 내렸지..? 그리고 다른 팀은 성삼재-반야봉-심마니, 얼음골-이끼폭포골, 광산골-심마니능선으로 각자 그룹으로 흩어진다..
계곡 아래 자연관찰로로 진입..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 그런데 우리따라 내린 사람이 신경쓰여서.. 어디 가냐고 물으니.... 이끼폭포 가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런.. 가이드에 그렇게 나갔으니.. 당연한 질문이다. 요즘 말로.. 과장광고에 '낚인' 사람이다. 이끼폭포는 출입금지구역이지만.. 굳이 가고 싶으면.. 재승교를 지나서 오른쪽 출입금지 팻말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된다고.. 대충 가르쳐 주고.. 잡히면 벌금이니까 조심하라고 일러준다.. 이 사람 하산해서 들은 이야기로는 이끼폭포에 갔단다.. 겁도 없이.. 그리고 우리따라 갔다가는 죽을 것 같더란다.. 하하하.. 하긴 꽁지에 불난 것 처럼 내달렸으니까..
자연관찰로 전망대.
11:49 임도로 올라서서..
11:50 와운교 직전.. 언제 저런 곳이 생겼지..
11:51 와운교 지나서.. 오른쪽 나무계단.. 뱀사골로 진입한다..
뱀사골.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이런 돌길을 걸어야 된다.. 가장 운치가 있으면서도.. 가장 걷기 싫은 곳 중의 하나다..
12:01 금포교 통과.
12:15 병소.
12:15 병풍교 통과.
12:21 명선교 통과.
12:22 옥류교 통과.
12:26 대웅교 통과.
뱀사골 전경. 단풍이 들었으면 조금 덜 지겨웠을텐데..
12:29 좌/능선 샛길.. 뚜렷하다.. 궁금타..
갈길이 바쁘지만.. 카메라가 저절로 손에 잡힌다..
12:31 병풍소.
12:35 재승교.
철교 직전. 오른쪽 출입금지 팻말. 이끼폭포 입구다..
12:38 철교 지나서.. 오른쪽 이끼폭포로 가는 입구가 또 있다..
12:40 무지개다리.
12:43 철교 직전. 좌/연습림인가?.. 뭔가 조성한 곳 옆으로.. 능선길이 보인다.. 토끼봉 북릉의 초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하산할 때 이곳으로 내려서질 않아서.. 모를 일이다..
12:45 철교.
간장소.
12:51 유유교. 드디어 목표지점에 다 왔다.. 선두 천천히..
유유교를 지나자마자 오른쪽 뱀사골 본류를 건너서.. 폭포수골로 진입한다.. 마치 계곡이 아닌 듯 너덜지대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물이 흘러 내려오고 있다..
조금 올라서자.. 아기자기한 폭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정도 폭포는 아무것도 아니다.. 괜히 사진찍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상류로 갈수록 탄성이 절로 나온다..
폭포 모음.
점심먹고 갑시다..
13:23 출발..
멋진 폭포가 쏟아진다..
<박창수선배>
<터미네이터>
그리고.. <나>
산길은 좌/우로 더러 보이지만.. 그냥 정면 돌파가 훨씬 낫다..
반야비트 초입이 나올 때까지.. 당분간 폭포 감상..
폭포 감상..
폭포 감상..
폭포 감상..
폭포 감상..
이 넘은 오른쪽 자일을 잡고 통과..
폭포 감상..
폭포 감상..
폭포 감상..
폭포 감상..
14:12 선두 제자리.. 이 폭포가 반야비트 초입의 기준이다. 폭포를 자세히 보면 중간에 돌이 박혀있다. 폭포 왼쪽에 산길이 열려있고.. 시그널도 한 개 걸렸다.. 이곳의 고도가 1205m 내 고도계의 오차를 믿을 수가 없다.. 나중에 삼도봉에서 확인해 본 바.. +70m 정도 해줘야 된다. 그러니까 이곳 반야비트 초입의 고도는 1275m 정도.
마대자루 시그널. 지리산에서 가장 믿음직한 시그널 중 하나다..
무더기 걸린 시그널.
5분 정도 갔을까..? 앞서 가던 선두. 갑자기 입을 막는 시늉을 하고 조용하란다.. 오잉.. 왜?.. 누군가 있단다.. 누구?.. 혹시 공단 직원이 아닌가 싶어서.. 조심 조심.. 다가가서 동태를 살피니.. 사람들이 제법 많다.. 진주MBC 창사기념다큐 촬영차 왔단다.. 비트까지 올라가는 길이 제법 위험스럽다..
다시 아래 내려보니.. 바위틈으로 올라가는 나무사다리가 보인다.. 지금은 촬영 중..
촬영이 언제 끝날려나..? 우리도 바쁜데.. 회장님의 공갈을 듣고 마음이 바쁜데.. 일단 사다리타고 올라서니.. 촬영중인 MBC직원이 보인다.
MBC 직원 퇴장하고.. <박창수선배> 안에 들어가서.. 한 컷. 아이고 무시라.. 진짜 빨치산같다.. 비트는 방이 두 칸 있는 구조. 내가 사진찍은 곳이 한 두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곳이고.. 내가 있는 곳을 통과해서 <박창수선배>가 있는 곳으로 기어들어가면 댓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공간이다. 가장 비트다운 비트다.. 빨치산이 이런 곳을 어떻게 찾아냈을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하긴.. 생사가 오락가락하던 시기.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서 가장 안전한 곳을 찾지 않았겠나 싶다..
철수하는 진주MBC직원들. 이들은 묘향대 방향에서 내려와서.. 폭포수골로 하산한단다.. 나이가 제법 드신 분이 보이는데.. 빨치산 당시의 관계자인가?..
약 25분을 비트에서 보내고.. 비트위로 난 산길로 간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는지.. 산길은 뚜렷하다.
15:02 묘향대-삼도봉 사이의 4거리 공터로 올라선다. 시간이 넉넉한 그룹산행을 왔으면 우/묘향대에 들렀다 올텐데.. 시간에 쫓긴다.. 좌/삼도봉 방향으로 간다..
15:06 나무다리 지나고..
15:28 금방 만날 줄 알았던 주능선이 25분이 걸린다.. 물만 먹고.. 삼도봉으로..
15:36 삼도봉. 반야봉은 가스...
<터>미네이터..
<박창수선배>와 <나>
곧장 토끼봉으로 향한다.. 화개재 내려서는 나무계단길. 550갠지.. 555갠지.. 세어보다가 포기한다..
15:48 화개재는 공사중..
막걸리통.. 일하는 아저씨. 먹고 가라고 붙잡는다. 아래 마천에서 올라오셨다는데.. 기가 막힌 마천 막걸리맛이다.. 한 잔씩 더하고 가라고 붙잡는 후한 시골 인심을 못내 뿌리치고.. 산행에 속도를 더 한다..
토끼봉으로 가는 지겨운 돌길..
이곳에 곰이 출현한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곰본부>가 왕시루봉능선의 왼쪽에 있는 문수골. 이곳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구먼.. 그리고 방사한 곰 숫자가 제법 되다보니.. 이놈들도 자기 영역이 있을테고.. 이미 지리산 전역으로 퍼진 상태다..
16:17 토끼봉 헬기장.
헬기장 조금 지나서.. 바위전망대 왼쪽에 샛길이 보인다.. 잠시 쉬었다 가자..
잠시 쉬는 틈에 <박창수선배> 먼저 샛길로 진입을 해서 길을 찾아본다만은.. 길이 제대로 없다.. 이..럴..수..가.. 큰일났다.. 길이 없으면 하산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고.. 그러면 산악회에 괜한 민폐를 끼치는데.. 각자 흩어져서 북쪽을 향하는 가장 그럴듯한 길을 찾을 수 밖에.. 이곳은 능선이 뚜렷하게 발달되지 않고 퍼진 곳이어서.. 마루금 구별이 안된다.. 할 수 없다.. 북쪽으로 그냥 치고 가자..
10여분 갔을까.. 산길이 보였다.. 숨었다.. 그리고 또 얼마나 갔을까.. 높은 산죽 아래.. 길이 숨어있다..
16:56 바위를 넘기도 하고..
산길은 점점 뚜렷해 진다.. 좀처럼 고도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17:48 계곡으로 떨어진다.. 뱀사골 본류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계곡따라 더 가야 될 듯.. <박창수선배> 나무에 걸린 달래를 따먹는다.. 달콤하고 맛있다..
17:56 계곡따라 5분도 안가서.. 간장소를 만났다.. 세수하고.. 정신 가다듬고..
이제부터는 새가 빠지게 가야 한다.. 토끼봉 북릉이 한 시간이면 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30분 더 걸렸다..
어둑해지는 뱀사골..
아직도 하산 중인 진주MBC팀을 지나친다..
잠자는 뱀사골..
18:45 와운교.
반선까지 갈려면.. 20-30분 더 가야 한다.. 완전히 어두워졌다. 랜턴 켜는 것도 귀찮다.. 희미하게 보이는 포장길 따라서 간다.
전화.. 링링링.. 누굴까?.. 마눌일까?.. 전화받기도 귀찮다.. 그냥 가자.. 이번에는 허기가 져서 못 걷겠다.. 비상식량 먹고..
또 다시 전화.. 링링링.. 이제는 받아야 될 것 같다..혹시 회장님의 전활지 모르니까.. 막 받으니까.. 신호음이 끊긴다..
발신번호 확인하니.. 집이다.. 아이코..큰일났다.. 두 번 모두 집 전화였구먼.. 전화를 해줘야겠다..너무 걱정할라... 그리고는 마눌한테 엄청 깨진다..
당신은 하산하면 전화를 해달라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 집에서 걱정하는 사람 생각도 안하요... 빽빽..
아.. 미안 미안.. 씻는다고.. 계곡 물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못 들었다.. 아직도 하산을 못했다는 소리를 못하고.. 둘러댄다..
이번에는 회장님한테 전화를 한다. 반선에 거의 다 와 가니까.. 좀 씻고 가면 안 되냐니까.. 대답대신 차를 보내주겠단다.. 무슨 뜻일까..? 모두 하산했으니.. 씻지도 말고 빨리 오라는 말인가?.. 만약 그렇다면 민폐.. 그리고 모두에게 미안한 일. 하는 수 없지 그냥 가는 수 밖에..
야영장 다리를 통과할 무렵. 앞서간 <터>와 <박창수선배>가 계곡에서 씻고 가자고.. 불러댄다. 모두들 하산해서 기다린다고.. 안된다고.. 하니.. 뭐라뭐라.. 하는데.. 우렁찬 계곡물 소리에 묻혀 들리지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냥 간다..
19:08 반선에 도착하니.. <에이스>님이 웬 승용차를 몰고 왔다. 주차장 근처 식당차란다. 모두 다 왔나니까.. 그런데 아직 한 사람이 안왔단다.. 엥.. 어디로 갔는데.. 영원령으로 갔단다.. 길을 잃었나..? 그렇다면 좀 씻어도 되겠다.. 싶어서.. 근처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수건으로 몸울 닦아낸다.. 그리고 잠시 후 영원령으로 갔다는 사람 내려오고.. <터> <박선배>와 함께.. 차를 타고 주차장에 오니.. 분위기가 이상하다.. 우리가 도착하면 곧장 출발할 줄 알았는데.. 버스에는 몇 사람 있지도 않고 대부분 저녁먹고 있단다. 무슨 일이야.. 젠장.. 알고보니.. <얼음골-이끼폭포팀>이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모양이다. <박창수선배> 아까 씻어면서 뭐라뭐라 한 이야기가.. 그 팀을 따라잡았으니.. 안심하고 씻어도 된다는 얘기였단다.. 이런.. 씨벌.. 욕이 나오네.. 그렇다면 회장님한테 전화했을때.. 그 말만 해줬어도 계곡에서 느긋하게 씻고 올텐데.. 문디.. 오늘따라 회장님의 심술이 얄밉다..
하여간 오늘 새가 빠지게 걸었다.. 약 7시간 40분. 지겨운 뱀사골은 당분간 생각지도 않으련다..
집에 오는 길. 지리산이 또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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